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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게임 이야기들

오게임(Ogame)

블로그에 어떤 코너를 마련해볼까 고민하던 끝에 잡다한 게임 이야기들을 갈아넣기로 결정했습니다.


오늘 가장 먼저 이야기해볼 게임은 오게임입니다.

약괴밀의 원형이라고도 볼 수 있기에 가장 먼저 이 게임을 선택했습니다.

약괴밀과 매우 흡사하며 웹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름을 들어봤거나 한 번 쯤은 플레이 해봤다는 아주 유명한

전략웹게임입니다.


웹게임은 별다른 설치 없이 인터넷 브라우저로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말합니다.

설치에 시간을 들이지 않기 때문에 편하게 시작할 수 있지만 화려한 그래픽을 선보이기엔 다소 무리가 있죠.


2006년 6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오게임은 유저 수가 수만 명을 넘을 정도로 인기가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중복되는 계정을 빼면 실 유저는 몇이나 될 지 알 수 없으나 상당히 많은 유저가 게임을 즐긴 것은 분명합니다.






오게임사진입니다.

딱 봐도 약괴밀과 별로 다를건 없습니다.


약괴밀 자체가 오게임과 유사한 XGP라는 오픈소스를 개조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저는 오게임을 해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게임에 녹아있는 거대한 역사 이야기를 다룰 수 없습니다.

각 서버를 주름잡았던 랭커들과 대규모 은하전쟁 같은 것들 말이죠.


오게임은 게임포지라는 독일 회사에서 만들었는데 현재 한국 서버는 존재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게임등급위원회의 심의를 받지 않고 운영하며 현금결제를 유도했기에 불법 사이트로 차단을 당했고 몇 번 주소를 이전하다가 한국에서의 서비스를 종료 했습니다.




오게임은 전략경영 웹게임을 슬로건으로 걸었습니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유는 유저마다 각기 제각각이겠지만 많은 사람이 모인 오게임은 혼돈 그 자체였습니다.


초보자 실드 5천점을 돌파하면 그 때부턴 언제든지 공격받을 수 있었는데 5천빵이라는 단어가 여기서 만들어졌습니다.

점수 5천점이 넘은 초보 유저를 두들겨 패는 무자비한 관행이죠.


오게임은 외국 서버를 이용하면 지금도 플레이가 가능한데 외국의 경우 이득이 나지 않는 경우엔 공격을 오는 일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국은 다르죠. 불반도지옥 답게 이득이 없어도 상대가 고통에 몸부림치는걸 즐기는지 심심찮게 5천빵을 날리곤 했습니다.





명언 그자체...


약괴밀과 서버 분위기가 판이하게 다른 점이 여기에 있습니다.

당시 유저들의 분위기는 털린 사람이 잘못이다가 지배적이었습니다. 열심히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았으니 전쟁게임에서 두들겨 맞아도 싸다! 라는 논리인 것이죠.


털만해서 털었다고 할까요. 약괴밀은 admin인 제가 일기를 통해 해적행위를 나쁘게 적고 알리는 것으로 어느 정도 평화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한국 웹게임 서버는 춘추전국시대 + 미친 황건적 놈들이 뛰어다니는 무법지대 수준이었습니다.


살아남기 위해 동맹에 가입하면 동맹의 이익, 혹은 대의명분을 위해 또 싸움에 참여하게 되고 점점 게임의 노예가 되는 패턴을 밟게 됩니다.


잠시만 눈을 떼도 정찰, 공격이 날아다니고 자원을 뺏기기 때문에 로그아웃을 하고도 편히 쉴 수 없는 극도의 노예상태가 돼버리는 것입니다.

차라리 자원만 가져가면 상관없는데 그동안 힘들여 모은 병력들이 고스란히 깨박살이 나면 멘탈이 박살나기 때문에 유저들은 도시를 애지중지 키우게 됩니다.


여기서 플레이 유형이 3가지로 갈리게 되죠.


1. 영농

영농은 전쟁을 기피하고 혼자 놀기를 좋아하는 순한 양같은 존재들입니다. 병력은 식민지와 본성을 오가는 화물선이 주류이며 군대점수가 높아봤자 전부 화물선, 태양광 인공위성 빨입니다.





소형 화물선입니다. small cargo 라고 해서 흔히 소카고라고 부릅니다.




약괴밀에선 소카고의 포지션을 작은 카돌이 맡고 있습니다.


일단 영농유저의 경우 게임 플레이 시간이 짧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게임을 오래 할 시간이 없다보니 자연스레 자신에게 편한 플레이로 바뀐 것이 영농입니다.

털리지 않기 위한 방어시설을 깨작깨작 지어놓고 가끔씩 와서 뽑고 싶은 건물 올려보고 병력 올리고 하는 경우입니다.





2. 광부

광부는 영농의 업그레이드 버전입니다. 게임 플레이 타임은 당연히 영농보다 늘어나게 되며 발전속도 또한 빠릅니다.

그들이 광부라 불리는 이유는 근처의 접은 사람들을 터는 것을 직업으로 삼기 때문입니다.

접은 사람들의 도시를 광산이라 부르는데 광산에서 자원을 캐가는게 전문이니 광부라 불립니다.

만약 살아있는 사람을 건드린다면 그 때부터는 세 번째 유형으로 불리게 됩니다.





3. 해적

공격을 위한 함대를 대규모로 운영하는 사람들을 일컫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전략 웹게임이 악명높은 것은 전부 이 해적들 때문입니다.

조금만 게임에서 눈을 때도 도시를 박살내기 때문에 광부나 영농 유저들은 해적 소리만 들으면 짜증이 밀려듭니다.

짜증정도로 그치면 다행이고 아예 접을 때까지 치는 막장 유저들도 다분합니다.


그들이 타 유저를 공격하는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해적중에서도 접률이 높은 진성 해적유저에게 걸리면 답이 없습니다.

폐인이라고도 불리는 그들은 하루 24시간 대부분을 오게임에 투자하며 마치 이것이 제 2의 삶인듯 열정을 불태웁니다.

약괴밀이야 사람도 적은 졷망겜이라 이런 진성 해적 한 두 명만 있어도 서버 문을 닫아야 겠지만 당시 한국 오게임은 영농 몇 접는다고 티날 정도의 인원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런 플레이 스타일 또한 정당성을 인정받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뭐 당한 사람한테서 욕이 섞인 메일 정도는 받았겠죠.

초치기, 정위밀기, 눈달 등등...일반 유저라면 상상도 못할 공격방법과 변태적인 플레이로 유저들을 괴롭힙니다.

게임의 노예라고 할 수 있죠.


이쯤되면 내가 게임을 하는게 아니라 게임이 나를 한다고 하는 수준이며 심각한 경우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상태에 빠져듭니다.



차후 다뤄볼 게임중 하나인 부족전쟁의 유명한 짤방입니다.



전략 웹게임의 유명세와 악명도를 따져보면 단연 2TOP 에 들어갈만한 게임이 부족전쟁과 오게임입니다.

양쪽다 일장일단이 있지만 저는 부족전쟁을 좀 더 무서운 게임으로 생각합니다.

(부족전쟁 역시 한국서버의 서비스는 중단된 상태입니다.)


오게임에서는 식민지를 파괴할 수 없었지만 부족전쟁의 경우 자신의 마을을 남에게 빼앗기는 경우가 '빈번하게' 생깁니다.

잘키워둔 도시는 랭커들의 매의 눈에 의해 호시탐탐 노려지고 있으며 자신의 마을이 전부 빼앗길 경우 완전히 새로 시작해야 됩니다.


'자고 일어났더니 내 마을이 없어...?'


하지만 탈력감으로 따지면 오게임쪽이 훨씬 큽니다. 힘들게 모은 병력이 한번에 깨지고 도시가 불바다 되고 있는걸 보고 있노라면 도저히 복구할 엄두조차 나지 않는게 현실입니다.


'쉬발 게임 ㅈ까치 하네!'




서버의 최강자, 혹은 가장 강한 동맹의 일원이라 해도 어느정도의 고통은 따르는 법.

한국에서 게임포지가 철수한지 10년이 되감에도 가끔씩 오게임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글을 볼 수 있습니다.

글만 보면 고통만이 가득할 것 같은 게임임에도 어떤 점이 유저들을 붙잡는 걸까요.



저는 약괴밀을 하면서 병력이 쌓이는걸 보거나 서버가 돌아가는 모양을 지켜보기 위해 게임을 플레이합니다.

굳이 남들과 전쟁을 하지 않더라도 혼자 즐기는 법을 알고 있죠.


물론 모두가 그럴 수는 없습니다. 저 같은 경우, 부족전쟁이나 칠용전설등의 다른 웹게임을 통해 전쟁이라면 신물이 날 정도로 접했던 유저입니다. 전략웹게임에서 전쟁에 말려들면 얼마나 일상생활에 고통을 안겨주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 평화를 즐길 수 있지만 이런 게임을 처음 접해본 유저에겐 힘든 일일 수 있습니다.


'나도 병력좀 쌓였는데 이걸 굴려보면 재밌겠다.'


이게 전략웹게임 초보자들 대부분의 생각입니다. 특히 내가 어느정도 목에 힘을 줄 수 있을 만한 레벨이 되면 더욱 그러합니다.

날 때 부터 해적인 사람도 있겠지만 광부나 영농유저가 해적으로 돌아서는 이유는 대부분 이러한 이유입니다.


그러한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전쟁을 시작하면 목숨 걸고 하라는 정도일까요.

복수에 의한 전쟁이라면 상대가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도록 개박살 내는 것이 훗날을 위해 안전하며 장난으로 시작한 전쟁이라면 자신 또한 누군가에게 밟힐 수 있다는 생각을 언제든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애초에 약괴밀은 컨셉이 조용한 농부 게임이기에 전투해적에게 적합한 게임은 아닙니다.




만약 이 글을 보고 당신이 오게임이 하고 싶어졌다면 방법이 몇 가지 있습니다.

https://us.ogame.gameforge.com/   <-  링크


오게임 해외서버를 사용한다.

해외엔 여전히 서버당 수천명 가량의 유저들이 오게임을 즐기고 있습니다.


단점이라면 게임 플레이 대부분을 영어로 해야 한다는것(독일서버라면 독일어 등).

한국인 동맹도 있겠지만 대부분 소수입니다.


만약 그것이 싫다면 약괴밀을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http://drugmil.net/ < - 링크



하지만 강한 해적이 되는게 목적이라면 다른 프리섭을 찾는것이 좋습니다.


국내엔 XGP나 2moon을 이용해 구축한 프리섭이 서너개 정도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유저수는 어딜가나 많지 않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해적질이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는 서버라면 유저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신규 유입이 거의 없는 프리섭의 경우 사람이 적은게 정상입니다.


개인적인 추천으로는 전쟁이 하고 싶은 경우, 외국섭에 계정을 생성해 플레이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그곳엔 당신의 공격을 언제든지 받아낼 준비가 되어있는 수많은 유저들이 있습니다.


두유노 김치? 두유노 연아킴? 등의 메일을 보내며 공격할 때 희열을 느끼신다면 해적이 될 자격은 충분합니다.








혹시라도 외국 서버를 즐길 유저를 위해 소소한 팁을 알려드릴까 합니다.


1. 절대로 한가지 병력만 몰빵하지 말 것.


오게임은 유닛 종류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약괴밀에 비하면 말이죠)

소형화물선

대형화물선

이민선

수확기

무인정찰기

태양광 인공위성


전투기 공격기 구축함 순양함 전함 순양전함 데스스타 폭격기


정도입니다. 다 나름의 쓸모가 있는 녀석들이고 속사라는 것이 있어서 한 종류만 왕창 뽑았다간 개박살이 납니다.

특히 주요 함대를 지키기 위해 전투기를 다수 뽑아두는게 중요합니다.





특히 최고의 유닛이라는 데스스타도 보호함선이 없으면 자원효율이 좋은 편이 아닙니다.

같은 자원으로 생산한다면 전함한테 파.괴 당하기 때문에 꼭 적절한 유닛을 섞어주세요.




2. 상대 점수가 높다고 해도 겁을 잔뜩 먹을 필요는 없다.


겁을 먹지 말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랭커가 쳐들어오면 뉴비가 무서운건 당연합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포인트는 겁을 잔뜩 집어먹어서 아 이제 망했다 하고 자포자기 할 필요는 없다는 이야깁니다.


외국 유저들의 경우 대부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입니다. 대규모 함대를 움직이기 위해선 연료에 상당한 자원이 들기 때문에 당신의 도시가 가난하다면 구태여 공격을 갈 이유가 없습니다. 가난이 최고의 방어라는 이야기가 여기에서 나왔습니다.

가봤자 얻을 게 없다면 공격을 받을 확률은 크게 줄어듭니다.


만약 자원을 다썼는데도 공격받았다면 당신을 위협적인 존재로 인정했거나 싹을 잘라버리려는 의도일 것입니다.

새싹제거와 무차별폭격은 김치게임의 특징중 하나이지만 외국이라고 해서 이것들이 아예 없는건 아닙니다.


이런 경우 자원을 몽땅 싣고 플릿을 다니세요. 몇 번 상대의 공격을 피한다면 상대는 여러분을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고 인식하고 쳐들어오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물론 이것을 기점으로 정말 집요하게 괴롭힐 수도 있겠지만 철저하게 이익만을 계산하는 외국인이길 바래야겠죠.





3. 폐인이 되면 곤란합니다.


난 일 안해도 평생 놀고 먹을 수 있어! 하시는 분이라면 상관없는 조언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저들이 직장을 다니거나 학생, 군인, 여러가지 자신만의 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너무 게임에 몰두하다보면 일상생활이 힘들어지는 경우가 옵니다.


저는 게임을 지겹도록 하던 시절엔 일이 없는 백수였고 눈만 뜨면 웹게임을 하던 때도 있었습니다만

게임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인생이 풍요로워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적정선을 지켜서 플레이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인맥을 관리하는 것은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오게임 뿐만 아니라 어느 게임에서든지 인맥은 중요합니다. 특히나 전략 웹게임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당신이 위험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친구, 혹은 동맹에 가입해 정보를 교환하고 친목을 쌓아두신다면 반드시 도움을 받을 날이 올 것입니다.

물론 솔로 플레이가 체질에 맞는다면 그렇게 하셔도 상관은 없습니다.

동맹에 묶이게 되면 동맹 룰에 의해 자유로운 플레이에 제약을 받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본인이 오로지 전쟁만을 위한 전쟁광이 아니라면 친구들을 만듭시다. 그들은 일종의 보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네가 날 공격해? 그럼 우리 친구들이 널 혼내줄 거야 라는 이미지를 상대에게 보여줄 수 있습니다.




이미 서비스를 종료한 게임에 대해 백과사전급의 방대한 정보를 짜내는 것은 의미가 있는 일은 아닐 것 같아 글을 이정도에서 마치겠습니다.

웹게임을 즐기는 여러분에게 행운이 함께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