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3일]
대규모 백섭이 서버에 도래했다. 이것은 결코 운영자가 의도하지 않은 결과로 서버를 도맡던 데스크톱이 시간을 역행해 1991년에 머물렀다가 업데이트를 하는순간 2040년으로 용이 승천하듯 솟구치며 계정 몇개를 집어삼키더니 아예 흔적도 없이 지워버렸다.
당연히 복구가 불가능해졌고 2주전의 데이터로 백섭을 감행했다.
보상안으로는 옥수수 5억이 책정되었는데 이것은 고수들의 2주 손해량에는 한참 모자란 양이었으나 일부 초보들에게는 먹다 흘릴만한 양이었다. 점수 1만점 이하 계정이 옥수수를 받은 경우도 있었다.
백섭 덕분에 노인들 효자손으로 등이나 긁던 채팅방에 잠시 활기가 돌았다.
[1월 27일]
원조 해적왕의 계보를 잇는 엘작이 화려하게 복귀했다.
대략 10일쯤 복귀한 그는 10만점도 안되는 뉴비 계정으로 새출발, 27일 현재 630만점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대량의 수송선을 왕창뽑아 20일도 안되는 시간동안 60억 자원을 약탈한 것이다. 서버 오픈이래 가장 빠른 성장속도라고 할 수 있다.
이미 프리미엄 수갑도 풀린 상황이라 admin은 그가 대해적을 선포하고 서버를 졷망의 길로 인도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1월 27일 점심 1시경]
채팅방에 피해자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엘작에게 당한 유저는 분노의 로그를 쏘아올렸고 현게행 열차를 탔다.
공격자가 전투에서 승리하였습니다
약탈량: 204957 홍차, 221184 녹차 76283333 옥수수
무려 7천만 옥수수다..이런 로그가 줄줄이 사탕으로 올라오기 시작했다.(몇억이지...?)
저만한 자원을 들고있는 유저 치곤 방어병력이 빈약하다 생각할 수 있겠으나 애초에 이게임은 캐릭딸이나 치면서 농사짓는 심시티 게임이 된지 오래라 대부분 상황이 저렇다.
그에 비해 쓰레기 취급 받긴 하지만 방어시설 잘미는 야마토를 80대나 굴리는게 대해적답다.
(노예카돌을 1만대 가깝게 끌고 다니는거부터 정상이 아니다. 대세는 항공전함인데..)
며칠에 한번씩 접속해서 건물만 누르고 가는 농부들 특성상 앞으로도 피해자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1월 28일 ~ 29일]
29일 새벽, 큰 전투들이 발생했다. 이 로그들은 본인들에 의해 채팅방에 공개되었고 정확한 사실적 근거에 의해 일기를 적을 수 있게 되었다.
28일 점심.
채팅방엔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원인은 지나가는제독과 투명한 하늘이 분쟁이었다.
제독은 상대의 방어가 허술하다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중이었다.
그런데 admin이 보기엔 그 전쟁의 이유가 명확치 않았다. 둘만의 스토리가 궁금했던 admin은 지나가는 말로 선공을 쥔 제독에게 그 연유를 물었다.
"왜 공격하시는겁니까."
"맘에 안들어서요. 사람 치는데 이유가 있겠습니까."
admin은 달리 할 말이 없었고 고개를 끄덕거리며 일기를 적을 준비만 했다.
당시 이 유저들 사이에는 약간 간극이 큰 체급의 격차가 있었다.
지나가는제독이 400만대 웰터급 선수였다면 투명한하늘은 900만대 헤비급 선수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것은 개의치 않는다는듯 제독은 4세계에서부터 시작한 대연합공격을 펼친다.
문제는 공격의 시작이 4세계 부터였다는것.
4세계는 현재 세계의 끝이었고 1세계까지 유닛들을 끌고오려면 시간이 오래걸리는 편이었다.
일주일에 한 번 접속하는 할배충이 아닌 이상에야 당해줄 수가 없는 상황.
투명한하늘은 대비를 단단히 하고 들어오는 연합공격을 받았으며 적을 3라운드만에 완벽히 전멸시키는 대승을 거뒀다.
그리고 이 전쟁은 아직 현재 진행중이다.
28일, 엘작의 점수가 천만을 돌파했다. 600만점에서 단번에 400만점을 더 끌어올린 대해적, 약탈왕의 자리를 견고히했다.
서버에 남은 점수 높은 유저라고는 늙은이들 뿐이었으며 이제는 그의 시대가 열린듯 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했던 전투가 29일 새벽에 일어났다.
뒷방 늙은이 라인에 한쪽 발을 걸치고 있던 조커가 새벽, 엘작을 상대로 기습공격을 감행했다.
규모로 봤을 때 의심할 여지가 없는 제 2 의 정상대전이었다.
( 짱쎈 우아사하 )
금수저만 800이 넘었고, 중형병력이 5만을 넘는 서버에서 볼 수 없었던 물량을 들고 온 조커에 의해
대전투가 펼쳐졌다.
놀라운 것은 이 병력을 상대로 엘작은 상대의 중형병력을 모두 관짝행 시키고서 무승부를 만드는 선방을 했다는점.
위에 적힌 두 유저보다도 이쪽의 체급차이가 더 심한걸 감안하면 대단한 결과였다.
이 전투로 홍차 10억과 녹차 6억에 달하는 서버 시작이후 최대의 잔해가 발생했다.
이쪽 역시 어떤 대화를 주고받지 않은점으로 미루어 볼 때 조커 측에서 강하게 치고 올라오는 신흥세력에 대한 경각심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미 그는 1차 정상대전에서 선빵의 중요성을 경험한바 있다. 그땐 당하는 입장이었지만)
이후 엘작은 채팅방 몇몇 유저에게 자신의 유산, 광산좌표가 상세히 적인 보물지도를 물려주고 다시 은거모드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태어날 때부터 해적이라고 해도 믿을 엘작마저 서버제패에 실패함으로서 해적왕의 길이 얼마나 험난한지 다시 한 번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여담으로 대해적의 본성 밀리언메이드 타워의 레벨은 무려 10이었다고 전해진다.
그정돈 되어야 대해적을 할 수 있는 모양이다.
[1월 30일 ap 3:43]
admin은 서버의 12시간 앞서는 시간을 정상적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물리적인 21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당장 동결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졷망겜을 사랑하는 일부 유저가 반대하여 멈출 수 없었다...
[2월 1일 ~ 10일]
서버에 활발하게 활동하는 동맹은 몇 개 남지 않았고 그 중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곳은 리지 동맹이었다.
리지는 본래 likol과 지나가는 제독의 2인동맹이었지만 접률이 뜸해져 노인정 냄새나는 안마리다yo를 탈출한 반도충과 채팅방 뉴비폐인 fr22kid의 합세로 4인동맹을 결성.
접률이 뜸한 유저들을 후드려 패는 무서운 모습을 보였다.
그러던중 안마리다요 소속이었던 반도충은 이미 노인정이된 옛고향 길드원들의 해체작업 준비를 시작한다.
안마리다요에서 제대로 활동하고 있는 유저래봐야 호수쨩남편아나타 뿐이었지만 아나타도 며칠에 한 번 접속 할 정도의 접률을 보여줬기 때문에 대응은 느린편이었다.
이와중에 리지측은 연합공격으로 lirrmety의 멀티를 타격하여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lirrmety는 순위 18위의 유저로 접률은 좋은 편이었으나 병력이 없는 농부의 표본이었다.
이 모든것이 며칠사이에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고 결국 전쟁이 발생했다.
lirrmety와 전부터 마찰이 있던 투명한 하늘이 리지동맹에 대해 반격을 시작한 것이다.
다행인것은 정탐행위에 화가난 아나타가 옥수수 1억만을 받고 공격에 대한 것을 눈감아 줬다는 점이다.
만약 리지를 박살내기 위해 안마리다yo가 참전했더라면 리지가 살아남을 확률은 별로 없었다.
개전 직후 점수 현황은 아래와 같다.
lirrmety (1080만점 18위 ) | vs | likol ( 865만점 21위 ) |
지나가던제독 ( 541만점 29위 ) | ||
투명한 하늘 ( 988만점 20위 ) |
반도충 ( 485만점 32위 ) | |
fr22kid ( 24만점 62위 ) |
농부 연합측의 점수가 평균점수가 높은 편이지만 전쟁은 꼭 점수로만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승패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3월 7일]
안마리다yo를 책임지던 호수쨩남편아나타의 점수가 폭락했다.
1500만점을 넘던 점수는 670만점까지 떨어졌다.
아나타의 잠수기간이 길어진 것을 본것인지 조승상의 군대가 그의 도시를 전부 파괴했다.
JOKER의 점수는 현재 5천만을 넘어선 상황, 건물 점수를 빼면 4천만 이상의 군대점수를 가지고 있기에 그를 상대하는 것은 이제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 되고 말았다.
그나마 무한해적 모드가 아니란게 다행일 뿐이었다.
-p.s 2월 1일날 기록된 전쟁은 하루이틀 지나기도 전에 일단락 된 것으로 보인다. 허무한 싸움이었다.
[3월 14일]
약괴밀에서 유일하게 지뢰를 즐겨심던 kaga의 점수가 폭락했다.
1900만점을 넘었던 점수는 현재 1200만점까지 주저앉았다.
지뢰로 인한 시비로 nyahaha와 전투를 벌인 카가는 주력병력을 거의 잃고 말았다.
반면 냐하하는 탄탄한 방어로 손해를 거의 입지 않았다.
당분간 지뢰에 인한 피해는 서버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3월 26일]
인기 동맹중 하나였던 안마리다yo가 완전히 해체됐다. 아나타가 승상에게 잡힌 이후 동맹은 연일 하락세를 맞았고,
공시준비를 떠난 레밀리아는 접속이 뜸했다.
유일한 생존자였던 레미엘은 전쟁이 두려워 초전박살 동맹으로 도주했다. 이로써 안마리다요는 그 역사가 거의 끊어진 셈이 되었다.
농업인연맹과 리지 동맹 사이에 충돌이 일어났다. 사람도 거의 없는 졷망겜이지만 대한농업인연맹, 그리고 리지는 이 게임에서 몇 안되는
4대 빅클럽(동맹)이라고 할 수 있는 존재였다.
원인은 리지 동맹원인 likol 이었다. 리지는 평소에도 접은듯 접지않은듯 애매한 유저 건드리길 몹시 좋아했는데 리콜은 리지에서도
활동량이 상당히 높은 유저였다.
그는 자원이 고팠다. 자원이 고픈 나머지 접속이 뜸한 야수선배에게 선공을 날린 것이다. 하지만 접지 않았던 야수선배는
공격받은 사실을 동맹에 알렸고 농업인연맹은 상당한 규모로 리콜에 대해 반격을 가한다.
리콜은 혼자 죽을 수 없었는지 동맹들을 불러 전투를 벌였고 연합방어 vs 연합공격의 전투가 펼쳐졌다.
(로그가 너무 길어 짤릴 정도의 전투라고 한다)
채팅창에 접속한 admin은 리지와 농업인연맹이 싸우는 것을 보고 일기기록을 위한 사실조사에 나섰는데
맨처음 리콜은 농업인연맹에서 선공을 한거라고 주장했다.
만약 채팅방에 농업인연맹 출신이 아무도 없었다면 그의 말이 진실이 될 뻔 했지만 마침 그 때 채팅방을 지키고 있던 야수선배가
그의 말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증거 있습니까? 로그 주십시오."
농업인연맹은 빼박 농부동맹으로 남을 선공하는 법이 없는 길드였고 야수선배의 반박에 리콜은 증거를 내놓지 못했다.
선동에 대한 행동력은 뛰어났으니 정밀도가 떨어졌던 것이다.
결국 선공사실을 시인한 리콜은 이것은 리지가 공격성이 높은게 아닌 자신이 공격성이 높을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동안 일기 내용을 쭉 보면 프리키드를 제외한 리지 인원들은 다들 굵직한걸 한방씩은 터트려준 관계로
상당히 신뢰도가 떨어지는 발언이었다.
이 와중에 채팅방에 들어온 농업인 소속 루이는 리지의 발언에 대해 굉장히 분노했고 리지연합 전체에 대한 공격을 선언했다.
농업인 연맹에선 이미 리지에게 자신들을 건드리지 말라고 전부터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같은 일이 벌어졌으니
전쟁을 할 수밖에 없었다.
[3월 31일]
농업인연맹과 리지의 전투는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완벽하게 리지 쪽으로 기울어버리고 말았다.
점수의 대부분이 건물, 연구 점수였던 농업인연맹은 개전 초기 심각한 피해를 입었으며 도망다니기 급급한 신세로
전락해버리고 만 것이다.
리지의 점수가 농업인연맹 총점의 1/3에도 미치지 못한다는걸 생각하면 예상외의 결과였으며,
리지의 전투력이 몹시 뛰어나다는 것의 증명이었다.
그동안 해적왕의 길을 걸었던 자들이 홀로 움직였다면 리지는 길드라는 점이 더욱 무섭다.
그리고 오늘 새벽 깡패 해적길드 최고봉인 리지는 전 리지 소속이었던 '반도충'을 작살냈다.
반도충은 본래 리지길드의 소속이었으나 야수선배에 대한 공격으로 농업인 연맹과 전투가 터지던 때,
유일하게 리지의 연합방어에서 제외됐던 유저다.
덕분에 그는 농업인 연맹의 시야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일찌감치 어지러워질지 모르는 전장에서 발을 뺐다.
그는 리지를 탈퇴한후 중립길드임을 주장하는 Confoederatio Helvetica 길드를 만든다.
이것이 기분 나빴던 것일까.
분명 리지를 탈퇴한 이후에도 채팅방에서 그들의 사이는 나빠보이지 않았다.
전쟁은 어떻게 되가냐는둥의 안부를 묻고 지냈기에 admin도 설마 반도충의 머리가 피칠 될 줄은 전혀 예상 못했던 것이다.
전쟁을 피하기 위해 길드간의 전쟁을 앞두고 길드를 탈퇴하는 경우는 다른게임에서도 왕왕있는 일이고
그런 경우 전쟁의 상태가 안정화 단계에 들어가면 심심치않게 보복공격으로 이어지곤 한다.
허나 이번 같은 경우는 친한척 채팅을 나누었다는점, 헬베티카 길드의 신입과 리지 인원이 사이좋게
대화를 나누었던 점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아마 처음부터 개박살을 내고 싶었지만 농업인과의 전쟁이 힘들었다면 반도충까지 적으로 돌리는게
부담스러웠을 것이고 때문에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하다가 전쟁이 안정화 됐다고 판단,
냅다 쇠망치를 갈긴게 아닐까 하고 admin은 추측하고 있다.
아래는 분노한 반도충이 제보해준 연합공격의 로그다. (클릭하면 커짐)
3개 유저가 5개성에서 모은 대형 병력. 방시철거대장 야마토가 400대, 고기방패 메이링과 비스크라브렛이 20만에 이르는 초대형 규모다.
심지어 이 병력들은 속도가 느린 대형급 유닛이 한기도 없기 때문에
서버 어디든지 원하는 곳은 순식간에 밟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공포' 그 자체다.
반도충은 리넷 17만의 거대한 방어기사를 구축하고 있었지만 위 물량에 대항하는것은 역부족이나 다름없었다.
그의 도시는 완벽하게 개박살이 났으며 수억에 이르는 잔해 또한 리지가 회수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으로 인해 리지는 명실상부한 약괴밀 최강 깡패 길드로 거듭나게 됐으며 서버는 완전히 초상집 분위기가 돼버렸다.
조승상의 군대가 100만점을 돌파했다. 군대점수가 기껏해야 1~3점 정도 오르는걸 감안하면 미친전력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고기방패위주라고 해도 말이다.
엘작이 피바람을 불러일으킨후 서버는 미쳐돌아가고 있다...
